
둘째날 저녁을 먹고 심야상영까지 시간때울 곳이 필요해서 미리 알아둔 가까운 캔모아에 갔다. 웬 아울렛에 입점해 있길래 반신반의하며 방문했는데 역시나 공간이 협소하고 그네도 없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바로 옆에 가스위험 표시가 있는데 소변을 보고싶나 부천사람들도 참 대단하다.
급히 찾은 백금당이란 카페에 열시까지 눌러앉기로 했다

카페서 두시간 정도 보냈는데 일이 바쁜 놈팽이는 패드를 꺼내 작업을 시작했고 우리는 곧 있을 심야상영 토크를 했다
산초: 이치더킬러 이치가 예쁘지 않아요?
횡: 어 보니까 이치가 예뻐. 디자인이 그래(카키하라=이치라고 생각하고 있음)

씨네필이라 그런가 거울기법이라는 고수스킬

나의 친구 휘난새로 말할 것 같으면, 계약연장날 일언반구도 없더니 퇴근한 직원을 불러다 술자리나 치우게 시킨 악덕기업 출근을 때려치고 영화제 첫날 새벽차로 올라온 이시대의 청년씨네필이자 지식인이자 팬픽전문가이자 작가이자 평론가이자 애환깊은 근로자다…

시간이 한시간쯤 떠서 노래방을 갔다.
시간제로 등록하면 아무 노래나 부담없이 틀고 끄고 넘길 수 있다. 100점이 두번 떠서 총10분을 연장받았는데 능숙히 완창한 곡들은 두고 중간을 몰라 어버버거린 노래들이 만점을 받았다. 다들 부를게 없다더니 이거저거 부르면서 텐션이 올라(주로 산초앤 휘난새가) 온리마이 레일건같은 틀씹덕 노래까지 열창하고 떼창곡으로 마무리했다.
휘난새는 노래방에서 스타다. 잘 부르는데 지르는 노래를 할때면 미칠것같다. 예전에 그의 대학앞에 놀러갔을때 불러줬던 unravel이 떠오른다. 웃음을 팔아줘서 고마워요
한편 놈팽이는 노래할때면 목소리가 알렉스터너나 진배없는데 들어갈땐 아무것도 안 부른다더니 중간중간 마이크를 잡았다. 내가 좋아하는 18번은 안 불러줬다 (놈팽이: 그거 질려!!)

프랑스 <플러시>/★3.5
‘더럽다’라는 후기는 보통 재미없는 사람들이 할말없고 비위상할 때 남기는 하나마나한 거라 나는 보통 안쓰는 편인데, 레알 더럽다…
그간 영화제작에 대한 리스펙 때문에 4점을 너무 허벌로 줘가지고 요즘 하향 조정중이다. 4점은 명작, 4.5점은 그야말로 명작, 5점은 씹덕 뭐 이런 식으로

인터미션
더럽다 웃기다 중간 개그씬에 나오는 클래식 선곡이 좀 무성의하지 않나? 그런데 이해돼요 괜찮았어요 뭐 그런 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놈팽이는 여목남목 씬에서 아기처럼 까르르 웃으며 좋아했다
화장실 하니 부천시청에는 접근할만한 화장실이 1층에 1개 2층에 2개 있는데 인파가 랜덤으로 쏠리곤 한다
2층 복도쪽 화장실은 비누가 자주 바닥나 있다(세균정병 tip)
일본 <이치더킬러>/★2.0
러닝타임도 짧잖은데 장면들이 다 재가얀데레로보이나요 짤같아서 좀 버겁다. 브드즘에 대한 좆본적 해석이 들어가 있다
아무리 그래도 창녀료나 창녀토막 너무 많은데 저만 페민 가요..?

낮에 잠을 못자니 몸이 아파오기 시작해서 데스스토커 시작전 혼자 찜질방으로 떠났다.
데스스토커 못봐주겠다며 하차하고 나온 놈팽이와 만나 예약해둔 소풍스파(오픈할인으로 인당 약9천원)로 갔는데 몸상태가 점점 안좋아져 나중엔 기어가다시피 했다. 추위도 더위도 잘타는 편인데 착한 놈팽이가 추운 관에서 매번 셔츠를 빌려줘서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다.
찜질방을 즐길 새도 없이 적당한 곳을 찾아 둘다 기절했다. 아늑한 굴방이나 수면실같은 건 없었지만 매트도 푹신하고 스카이랜드보다 훨씬 나았다
5시간도 채 못 잤지만 오전일정 나이트본을 보기위해 시청까지 타임어택을 해야 했다
내가 달리기 싫다고 우기니 놈팽이가 내 가방을 들고 뛰어줬다. 이전에 영자원에서 백색공포-초역의 아이들을 보고 겨우 버스를 탔을 때도 이런 적이 있다
나는 쉽게 땀이 나는 체질이라 몇번 망신을 겪은데다가 저혈압이라 그런지 몰라도 뛰고나면 한참동안 어지럽고 힘들어서 뛰기를 꺼리는데 아무리 피해도 뛰어야할 일이 세상에는 많은 것 같다
요즘 운동을 다시 하고있다… 휘트니스에 대한 반감에도…건강미를 원해…

핀란드 <나이트본>/★4.0
임출육의 공포에서 야성적 모성으로의 귀결. 지옥이보면서 개웃겼는데 진지하게 본 관객들이 많은듯하다. 그나저나 핀란드 사람들도 아기 태어나면 파티도 하고 모임도 갖는구나
다들 홀로 태어나 어둠속으로 사라지는거 아니었어?(ㅈㅅ

나이트본 직후에 신도림 씨네큐에서 너바나더밴드를 볼까 했었는데(나와 휘난새는 2회차, 산초놈팽은 첫관람) 점심먹을 시간이 나지 않아 결국 포기하고 휴식을 누리기로 했다.
산초의 시그니처 “누리세요”
산초: 이게 침착맨이 써서 흔해진 말이더라고요
휘난새: 근데 이상해, 난 원래도 썼는데 그게 횡이님한테 옮은거였어
횡이: 나도 누구한테 옮은 거 같아.

요아정 똥모양으로 냉동한거만 먹다가 생으로 나온걸 먹으니 신세계였다
휘난새, 산초, 횡: 스콘 퍽퍽하고 극혐이다.
놈팽: 난 스콘 좋은데. 음식이 너무 행복하기만 하면 싫어. 좀 괴로워야 돼.
횡: 놈팽이는 치킨도 퍽퍽살만 먹어. 고통을 즐기는거지.
…
횡: 도넛안에 쨈들은거
산초: 바바리안 도넛이라고하죠
놈팽: 난 바바리안 싫어!
황: 난 꾸덕한 초콜릿 도넛이 좋아.
놈팽: 바바리안도 싫고 크림빵도 싫어!
산초: 크림빵 진짜 별로예요.
휘난새, 횡: 크림빵이 어때서… 우린 진짜 모르겠다…
산초: 도넛이란 음식이 원래 고점이 낮아 난 그냥 도넛을 안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머지: 동의해
휘난새: 근데 폰데링은 좋아
산초, 횡: 폰데링은 사랑이지!
놈팽: 폰데링이 뭔데?
휘난새: 놈팽이는 폰데링을 싫어할거야. 너무 쫄깃하고 천국에 온듯이 맛있으니까.
사진본 놈팽이: 폰데링 싫어!!
횡: 폰데링의 한국식 이름이 있어… “츄이스티”라고…
산초, 휘난새, 횡: 이젠 우리가 던킨을 안먹지…

이날 남은 일정은 고스트인더셀 하나였다
시청앞 야외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비오기전 충만한 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냈다. 무대에서 야외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는데 음량이 작아 우리에게 딱이었다.

(나이트본 토크)
휘난새: 주인공이 또 채식을 하잖아 원래
산초: 식당에서 비건메뉴를 주문하니까요
횡: 식물먹는 동물에서 동물먹는 식물로
휘난새: …? 어떻게 이런말을 즉석에서 막하지? 무슨 허간민같다…
(드럼 토크)
횡: 드럼을 배우고 싶은데, 드럼은 밖에서 자랑하기가 너무 어려워
놈팽: 아는 사람 중에 드러머가 있는데 몇년 지나니까 질렸대.
횡: 드럼도 장인들이 있어, 엄청 잘치는 사람들이 있지
놈팽: 그사람도 잘치는데?
횡: 어쨌든 사람마다 다른거지!!
놈팽: 너 드러머 될거야?
횡: 아니 벌레될 건데
(삼국지 토크)
산초님은 김달작가님의 여제만을 좋아하며 풍부한 팬아트와 망상활동을 하고있다
산초님은 광기가 있지 마치 사람이 관우아세요 그자체인 것처럼
“관우 여자인거 아세요?”
산초: 삼국지 전원 여캐인 야겜도 있어요 연희무쌍이라고

놈팽: 초선이 왜이래?
휘난새: 다들 누구세요 급이네
산초: 그래서 전 연희무쌍을 좋아하지않아요
횡이: 그래도 장비는 좀 장비같다.
휘난새: 하후돈도.
(조커 토크)
휘난새, 산초: 근데 그걸 알아야 돼 조커는 여자야
놈팽: 시벌ㅋㅋㅋ
횡: 어젠 데스가즘1 주인공이 여자버전 호아킨피닉스처럼생긴 남자라며
휘난새: 그건 그건데, 조커 폴리아되에선 호아킨피닉스가 또 여자야
횡: 미치겠다
휘난새: 이게 그런거지, 개구리페페 제작자가 페페를 죽였듯이, 제작자가 인셀의 우상이 된 조커를 폴리아되에서 여성적 특성들을 부여해서…
산초: 동의
놈팽: 그럼 가가는 뭐야
산초, 휘난새: 여자 조커가 고난을 겪는데, 가가라는 신과 접하는 거지.
놈팽: 가가가 여신?
산초: 여신 아니고 신. 조커가 여자.
횡: 조커되를 보긴 봐야겠누

이번 부판 오프닝은 조잡하고 못생긴 ai 카멜레온 영상이고, ai 영화섹션도 있는데, 현재의 ai그래픽이 장편에 얼마나 부적합한지 얘기하다가 내가 아는 명작 피클안에 사우나 지은 퉁퉁퉁 사후르 틱톡이 떠올랐다
휘난새는 외면했지만 산초님은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휘난새: 근데 이게 완성도가 있네
너무 길어져서 중편과 하편으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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